2006.10~2009.6월까지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착공이 들어간 2009년 9월부터는 팀장을 맡아 설계변경과 현장지원을 해왔다. 정확히 3년 9개월을 하며 거의 이 프로젝트만 했으니, 도면 구석구석까지 외우고 있을 정도고 애착까지 가는 건물이 되었다. 자식을 낳으면 느끼는 감정이 이러할까 ㅠ
되도록 많은 부분을 공유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아 앞으로 좋은 건축물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에, 이 포스트를 만든다. (허세작렬;;;)
본 포스트에 있는 이미지들의 인용은 피해주세요.
맞은편 KPF가 설계한 삼성 서초타운.
개념 설계 Concept Design
이 프로젝트는 기존에 우리나라의 다른 설계사가 설계한 건물이 있었으나, 건축주가 네덜란드의 설계사무소와 완전 새로이 재설계하게 된다. 이전 건물이 이미 2005.8월 서울시 건축허가를 받아, 설계변경이 가능한 2년안에 허가변경을 득해야해서, 2007.8월까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기간이 1년정도의 굉장히 촉박한 프로젝트였다.
기존 설계도 우리 설계검토도 건물의 측면에 코어를 설치하는게 가장 유리하며, 장방형 직사각형 건물로 설계를 해야, 면적대비 효율성이 가장 좋았지만, 네덜란드 설계사는 중앙코어를 고집했다. 대지가 약 2:1 비율로 세로로 긴 대지이기에 중앙코어와 정방형 평면은 그만큼 대지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지만, 형태를 우선시하기 하는 해외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건물의 중앙에 배치하여 조금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대지 이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저런 자유로운 형태가 가능했다.
기준층 평면도. 외벽의 위치는 층마다 다르다. 화장실, 엘리베이터, 계단 등 코어가 건물의 중앙에 있어 상대적으로 외벽면이 자유롭다.
초기 형태를 도자기에서 따왔다는 건 틀린 말은 아닌데, 아주 처음부터 이런 컨셉을 잡고 시작한건 아니었다. 하지만, 전체를 비틀어 만든다는 컨셉을 초기부터 잡은 덕분에 여러 형태의 옵션들이 있었고, 비교적 빨리 형태를 결정했다.
네덜란드 설계사의 설계전 기본 개념은 테헤란로의 건물들에서 모티브를 받았다. 박스형태 일색인 테헤란로의 건물들로 인한 이곳의 도시성에 자극을 주고 싶어했고, 실험적 스터디들을 통해 부드러운 형태를 유지하되, 건축평면은 그들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것이 가장 효율적이니 효율성과 심미성 둘다 놓치지 않는 디자인을 제시했고, 건축주는 형태면에서 크게 만족을 얻어 디자인이 결정되었다.
컨셉 디자인 안들. (2011.3.31 내용추가)
초기 컨셉중 하나.
3차원 커튼월은 우리나라에서 드문 형태. 곡선에서 나오는 난치수들은 디지털이 아무리 발전했더라도 쉽게 풀리지 않는 부분.
착공당시 배치도. 2:1 비율의 장방형 대지와 1:1 비율의 정방형 건물. 공사중 법규가 바뀌어 옥탑 헬리패드를 없앤다.
컨셉 디자인 당시, 건축주분께서 록펠러 센터의 아이스 링크에 대한 동경으로 당시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설치해달라고 하셨다;; 덕분에 법적으로 채워야 하는 공개공지와 조경면적이 모자라 몇번의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 문제는 준공때까지 골칫거리로 남았다.
따라서 선큰 플라자의 크기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건물의 배치는 건물의 북쪽 주자창 입구와 통로들부터 배치한후 최대한 북쪽으로 올려 배치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허나, 발주처에서 아이스 링크의 효율성 문제가 계속 대두되면서, 지하 2층에 얼음을 얼리기 위한 냉각기실을 시공중 없애버려, 지금은 아이스링크를 계속 하실지 의문이다. 계산기를 두들겨본 결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알아보니 하얏트 호텔, 시청광장 모든 링크가 다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한다. 장소의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수단일 뿐이라고 다들 얘기하더다. 아무튼 냉각기의 크기나 무게 때문에 설치할 곳이 마땅찮고, 무게를 지지하기 위한 구조보강을 취소했기때문에 지하에 다시 설치하기도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
뭐.. 돌아오는 겨울이 되면 알겠지...;;;
남쪽 벽은 위에선 곡선으로(오른쪽 사진 왼쪽부분), 밑에선 직선으로(왼쪽 사진 왼쪽부분) 만들어져 있다. 내부 철골빔도 마찬가지. 이 형태를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매번 종이로 부채를 만들었다. ㅋ (2011.3.31 내용추가)
20m×30m 사이즈의 선큰플라자. 정식 스케이트장으로 인가 받기위해선 40m×60m 사이즈가 필요하다. 아이스 링크를 위해 길과 통하는 에스컬레이터나 계단도 설치하지 않았다.
이것이 록펠러 센터의 아이스 링크 (이미지 출처 : http://goo.gl/QQpWc)
계획 설계, 기본 설계 Schematic Design, Design Development
공조실
옆동 West는 다른 설계사가, 결국 두 동이 동시에 건축주의 컨펌을 받으며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결국 경쟁을 부르게 된다. 마스터 디자인은 일단 해외사에서 다 하긴했지만, 세세한 부분의 설계능력은 경쟁이 붙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공사비와 관련 있는 부분과, 공조실이었다. 중앙코어로 인해 공간이 두개로 쪼개지면서 한층을 통합해서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자, 우리는 2개층당 한개의 공조실을 계획하게 되고, 한층의 공조실 크기가 커지지만 다른 층은 공조실 없이 탁트인 평면을 갖게 되는게 건축주는 마음에 들었는지 다른 설계사에게도 수정을 요구했다. 옆동은 한층 면적이 훨씬 커서 장점이 없는 방식임에도 결국 그쪽도 따라할 수 밖에 없었다. 형태만 비슷하다고 설계가 똑같은게 최선이닌데..
그러나 건축허가에서 옆동은 건축주와 허가기관간의 의견불일치로 허가신청을 취소하면서, 두 건축물의 면적의 합으로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었던 프로젝트가 제외대상이 되면서 환경영향평가의 부담을 줄이게 되었다. 다른 설계사는 당시 거의 5년을 붙들고 일을 했지만, 프로젝트 무너지는건 건축주의 한마디로 결정이 나, 허무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대리때부터 시작해 어느새 실장이 되었다는 그 설계사의 팀장님은 박탈감이 더 컸으리라..
실시 설계 Construction Documents Phase
어느정도 계획이 끝나고 심의를 마쳤다해도, 시공용 실시 도면을 그릴때 많은 부분이 변경되기 마련. 건축주가 마음이 바뀌어 바꾸자는 것 말고도 여기저기서 문제는 나타난다.
네덜란드와 유럽의 설계회사는 실시설계 도면을 그리지 않는다. (부럽다) 기본설계를 마치고 바로 시공사와 계약, 시공사가 실시설계도면을 작성후, 설계사의 승인을 받고 시공한다. 사실은 이게 효율적이다. 어차피 우리가 그린 실시설계도면으로 다시 SHOP도면을 그리는 현실을 따지면 인력,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으니까. 뭐 아무튼 덕분에 실시설계 도면을 그릴때는 해외사의 간섭을 받지 않고, 디테일을 변경할 수 있었다. 그들은 아는게 많지 않았다 ㅋ
Curtain Wall【건축】(구조물이 없는) 외벽, 막벽. 건물의 외벽이나 지붕을 받치지 않는 벽. 일반적인 현대 고층건물의 벽
이 건물의 핵심은 커튼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물 본구조는 일반 건물들과 다를바가 없고, 기둥과 외벽까지 캔틸레버의 길이가 제각각이라 철골의 길이가 다들 다르단 정도.
캔틸레버 구조로 기둥과 외벽간 길이가 다 다르다. | . |
같은 형태의 커튼월은 건물에서 딱 두개씩 나올정도로 다 모양이 다르고, 수직의 힘만을 받지 않기때문에, 멀리언 구조부가 불가피하게 두꺼워지게 된다. 그리고 구조문제 말고도 많은 문제점을 나온게 각 모서리 부분인데, 모서리 형태를 어떤식으로 마무리 할지에 대한 스터디도 많이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가장 큰 문제는 창문이다. 일반적으로 3차원적으로 형태가 틀어지는 이 커튼월시스템에서 미서기나 프로젝트 방식의 문은 애시당초 개폐가 불가능하여, 그에 대한 고민결과, 자동식 페러렐 타입의 창문을 도입하는 것이었는데, 국내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방식이기에 모두가 우려했지만, 다행이 커튼월을 맡은 업체가 세계적으로 뛰어난 국내기업이라 많은 노하우로 커튼월 설계, 시공까지 마치게 되었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들의 설계도면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소방에 관련된 피난문제로 문제를 겪었으나, 소방설비 보강 등으로 잘 협의를 마쳐, 현재의 커튼월을 무사히 만들게 된다.
1.5m 간격으로 꺾인 커튼월이 맞물리는 부분들이 어려울 뿐만아니라, 건물의 모서리 부분을 맞추는 부분도 어렵다.
커튼월 목업 테스트를 마치고, 실제 건물에 테스트 설치. 3차원 곡면에 맞물린 블라인드는 3차원으로 내려오는데, 우리나라에선 처음 시도. 설치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수입업체 일본본사 사장까지 와서 회의를 했었다.
커튼월의 구조부인 멀리언mullion 바 먼저 설치한 모습.
네덜란드 설계사와 가장 많이 부딪친 문제가 내진설계쪽이다.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지하층을 가진 건물들이 거의 없으며, 지진 또한 없어 내진설계가 아예 없다고 했다. 내진설계를 하지 않으면, 기둥이나 보가 훨씬 얇아지게 되고, 기둥과 기둥간의 스팬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멀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 구조계산 결과로 만들어진 구조들이 너무 크고 두껍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구조는 스팬이 넓은 계획을 의도했으나, 우리나라 구조설계 엔지니어들은 불가능하다고 했으며, 절충안으로 기둥과 보의 크기를 키우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다. 덕분에 지하 1층 층고가 계획한대로 안나오는 큰 문제를 맞이했다;; 그 문제로 한 1년 시달렸다; ㅠ
덕분에 지하 1층의 선큰 플라자부분은 철골 빔의 높이가 최대 1.2m로(어린이들 키와 같다) 공장생산이 불가능하여 현장에서 용접을 했다. 현장용접은 용접기술에 따라 구조력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조심해야할 부분이기에, 건축주 회사에서도 늘 감독하는 부분이었다. 더불어 지하 1층의 하중을 줄이기 위해, 지상의 흙들도 일반 흙이 아닌 가벼운 경량토들로 채워 조금이라도 하중을 줄이려 노력했다.
선큰 플라자 상부 공개공지의 모습. 하중을 줄이기 위해, 속에 경량토를 깔고, 오브젝트 하나하나 구조검토를 했다.
오른쪽 지하 1층의 기둥이 사진에서 보듯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 있다. 지하층 주차램프와 맞물려 저기 설치할 수 밖에 없는 위치. 상부를 캔틸레버 구조로 하여 준공까지 구조와의 싸움을 하던 부분.
착공, 현장지원 Construction, Support
우리나라 건설시장을 네덜란드 설계사 아저씨들의 입을 빌려 말하자면,
"왜 시공회사가 설계안을 간섭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사실 나도 이해 안돼 ㅋ
그정도로 우리나라 건설시장은 시공사 중심으로 왜곡되어 있어, 브랜드 아파트같은 시공사 발주 프로젝트도 아니면서 설계사에게 갑 행세를 하곤 해서 어리둥절 할때가 있다. ㅋ 그래서 건축주가 몇번 폭발하셔서 담당직원 몇분이 전출을 가시긴 했다;; 사실 그 아자씨들도 헷갈릴거야. 맨날 아파트하면서 갑 행세 하다가, 파트너 관계로 바뀌니까. ㅋ 이 기회를 빌어 시공을 책임지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대부분이 커버 가능하지만, 현장에서 공사비를 줄이자고 제안하는 부분들중 몇 가지는 결국 시공사의 말대로 해줘야 하는 상황에서, 인내심이 시험받곤 했다.
아무튼 실시설계 도면을 납품하며 팀장이 퇴사하면서, 나는 팀장이 된다. 본격적인 시달림이 시작되는지도 모르고, 나는 팀장이 되었다는 흥분으로 기꺼이 프로젝트를 떠안았다; 웰컴 투 헬;
최종 납품때 같이 완성한 투시도. West동의 형태가 도자기에 가깝다.
이전 허가와 맞물린 관계로, 기간이 촉박한 프로젝트는 항상 후폭풍이 밀려온다. 건축도면만 약 100여장의 도면중 평.입.단면도가 각각 안 맞는 부분부터, 기계, 전기, 토목, 조경, 구조도면이 서로 안 맞는 문제까지.. 그중 설비 덕트와 구조 빔의 두께 계산 미스로 거의 전층 천장고가 안 맞는 문제가 생긴 덕분에 현장지원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한두푼도 아니고.. 그땐 잠도 안왔다;; 그리고 지금도 트..트라우마가..;;
천장고 확보를 위한 설비 덕트, 배관 검토. 안 도와주고 배째던 현장 덕분에 설비공부 제대로 했다;;
PS실 바닥. 수많은 파이프들에 맞춰 뚫린 구멍들 | 덕트 구멍들. |
캐노피 Canopy
캐노피는 네덜란드 설계사에서 중요한 원칙으로 가지고 가고 싶어하기에, 되도록 끝까지 지켜준 설계요소중 하나다. 사이트 전체를 아우르는 블랙의 캐노피(지금은 진회색으로 바뀌었지만)는 동선과 시선을 이끌며, 더 나아가 옆동의 설계요소로 같이 쓰려고 했었다.
네덜란드산 스케치;; 그들의 캐노피 사랑. 그나저나 GT Tower의 초기 프로젝트명은 킴스 타워.. 사람들이 자꾸 킴스클럽;이라고 부르는걸 교정하는 일은 힘들었다;;
끝까지 디테일이 진화하던 1층 서쪽부분. 외부에서 실내까지 들어오는 캐노피(재료도 맞추려했음)와 외부 바닥패턴이 그대로 실내로 들어오는 건, 도시환경을 그대로 받아드려 자연스럽게 도시생태속으로 들어간다는 적극적 해석이다.
바닥 패턴은 내부까지 연장. 남쪽(블랙), 북쪽(화이트)의 재료가 점진적으로 바뀌는 컨셉은 흰색 돌이 많아지면 유지면에서 부담스럽다고 지켜지진 못했다. 출입구 부분 캐노피는 서쪽 벽 전체의 빗물을 받기위해 큰 우수관으로 채워져 있다. (2011.3.31 내용추가)
주차장 캐노피는 처음엔 작게 계획했다가 지하 주차장 침수를 우려한 건축주의 요구로(우수량 다 계산해서 설계해도 눈으로 부실하면 믿지 못하시더라) 주차장 캐노피를 시공중 변경하게 되었다. 주차장 지붕은 건물의 유선형 곡선을 이었지만, 직선에 가깝게 만들어 자칫 요소의 과잉을 피했다. Less is more.
옵션중 하나였던 지금의 주차장 캐노피 디자인 검토
올블랙의 꿈은 후에 무너지고 만다;
조경면적이 모자라 주차장 양옆 DA 환기구에도 잔디를 심다.
DA와 주차장 지붕. DA는 메탈 패브릭위 넝쿨로 벽면 녹화를 계획. 몇년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모습을 의도했으나, 공간이 안나와 아쉽게 넝쿨은 삭제. 캐노피 아래 철골보를 검은색으로 주문했으나 그리 안된거 유감.
부족한 조경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옥탑 곤돌라 밑까지 조경으로 도배했지만, 설계가 몇번이 바뀌면서 나무도 작아지고, 그늘도 많이 생겼다.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
친환경 건축물 인증용 태양광패널. 벽면의 것은 헬리패드가 없어지면서, 설치가 가능해져 설치. 시공시 크레인을 잡아주는 철골을 철거하지 않고 그 위로 태양광 패널을 얹는 방식으로 철골을 재사용.
SPG 글래스월은 중간에 끊지 않고 한장의 유리로 가고 싶었지만, 유리제공업체에서 불가하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위아래 두장으로 나누어 설치. 어딜 돌아다녀도 이때 생각대로 설치되지 못한 아쉬움에 SPG만 눈에 들어온다.
우체통은 시공해놓은 모습보고 놀랬던 부분 ㅠ 이렇게 눈에 띄는 모습도 아니고, 90도로 회전해서 계획했는데, 시공사에서 발주처와 얘기해서 그냥 바꾼 모습. 내가 나간뒤로 그냥 바꾸라고 했는지도 모를 일. 외부에서 실내가 잘 보이도록 해야 하는데, 벽처럼 막혀져 답답해 보인다.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위해 실내 조경을 설치했지만, 실내조경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구조레벨이 이 부분에서 단차가 나기에 설치가 가능했던 부분.
바닥의 구조로 인해 기둥의 오른쪽과 왼쪽이 각각 토심이 다르다. 그래서 왼쪽은 토심이 깊어야 심을 수 있는 대나무를 심었다.
부출입구 쪽 로비. 넓은 로비는 전시시설로 사용할 예정.
저층 상업시설용 엘리베이터. 착공시 계획은 가운데 두대였지만, 저층용 에스컬레이터를 없애버리면서 수송능력 확보를 위해 4대로 늘렸다. 덕분에 사진에서 왼쪽 두 엘리베이터 사이 바닥을 보면 보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기둥 간격상 가능한 3대를 넘겨 옆 스팬에까지 설치하느라, 엘리베이터가 서로 등간격이 아니다 ㅠ
지상 1층 장애인 화장실.
지상 1층 화장실. 화장실이 제일 부끄러운 부분이다. 중앙코어라 공간이 제한적이기에 최대한 기밀하게 설계해야 하는 관계로, 불투명 유리처리를 했지만 밖에서 실내가 보일 수 밖에 없었다 ㅠ
인테리어는 네덜란드 설계사와 국내 인테리어 설계사가 했던 부분. 안내데스크는 처음 봤는데, 잘 나온거 같아 좋네. 벽면에 계단실과 소화전에 대리석 마감으로 노출을 최소화.
스피드 게이트와 엘리베이터 홀. 흰색 대리석이 주는 공간느낌이 좋네. 스피드 게이트 위 검은 줄은 화재시 제연커튼 내려오는 라인.
사진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바닥패턴은 엘리베이터 박스바닥까지도 연결된다. 국내 엘리베이터 업체가 놀랬던 부분. 7대의 엘리베이터가 다 다르다는 말. 대량생산에 맞서는 반 신자유주의의 행보라고나 할까? ㅋ (2011.3.31 내용추가)
뒷편 공개공지. 전면 공개공지가 모자라 뒷편까지 공개공지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주차 램프. 중앙선에 턱을 만들어야 하는데 가볍게 뺏군; 지상 1층에서 지하 3층으로 논스톱으로 내려가는 램프의 구배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도면을 그렸던가..;;
지하 3층 주차장.
지하 4층 로비. 찍은 위치는 엘리베이터 홀, 멀리 보이는 엘리베이터는 저층만 다니는 엘리베이터.
경관조명은 발주처에서 직접 경관조명 업체와 디자인. 네덜란드 설계사에서 내놓은 디자인은 커튼월 멀리언의 유선라인으로 따라 흐르는 조명. 내 개인적으론 경관조명을 하지 말았으면 했는데. 결국 이런 식으로 했다. 좀 부끄럽다.
실내 천장은 외벽과 만나면서 최대한 얇아진다. 1.5미터 두께의 천장속이 바깥으로 노출되면 건물이 날렵하지 못하고 둔탁해보이기 때문이다. 저렇게 시공 못하겠다고 해서 참 많이도 싸웠다.
예전 시공중 찍은 사진. 실내에서 커튼월이 주는 공간감은 예상보다 다이내믹하다.
네덜란드 건축가중 이완 맥그리거 닮은 아저씨 ㅋ 두 아저씨 모두 190이 넘는 우월한 네덜란드 유전자. ㅋ
어찌보면 난 행운아일 수 있다. 평생 하기 힘든 프로젝트를... 더욱이 팀장으로 설계에 참여하여 건축주를 건축 철학까지 들먹이며 디자인을 설득해서 관철한 경험.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마음껏 디자인을 했기에 애착이 남는 것이겠지.
내 이름은 비록 남아있지 않아도, 내 손을 거친 흔적들은 남아있다.
Inhabitat 웹사이트에 게재
Seoul's New Solar-Powered GT Tower Boasts a Mind-Bending Wavy Facade | Inhabitat - Green Design Will Save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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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시카 2011/03/30 15:40
히야~ 강남역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그때 한번 알려주셨는데 그 후로 갈 일이 없어서..ㅋ
어쩌면 저런 건물이 나올수 있나..싶은데요 ^^ 그런데 꼼꼼하게 설명과 지적해놓으신것 보니 정말 애정이 많으시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이스링크..과연 들어올까요? ㅋㅋ -
카프카 2011/06/14 01:56
지난 주 사진으로만 보던 GT타워를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지하에 있는 샌드위치집에 가야 할 일이 있어서 말이죠. 감흥을 많이 받아 검색했는데 이 곳에 흘러들어오게 됐습니다. 웅장하며 크게만 느껴지던 건물이 자세한 설명 덕분에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포스팅 잘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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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철 2011/06/15 01:43
위에 카프카님 블로그를 타고 달려왔습니다 :)
휠 내리면서 계속 입벌리고 있었네요
어쨋건 저희집이 서초동이라 신논현역 사거리와 강남역사거리의 적어도 조형도와 물량으로는 세계 어디에다 내밀어도 꿀릴게 없는 구조물들을 날마다 구경하는 호사를 누리며 살고 있는데요
아닌건 아닌거지만, 이런 "큰 모양"에 관심을 두고 서점 놀러갈 때마다 건물화보나 건축가 자서전같은 종류도 잊지않고 선채로 읽고가려 노력한 덕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보다는 받아들이고 상상하는데 거리낌이 없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그정도밖에 안되는 감각으로, 그리고 만들 때 참여하신 분의 아쉬움을 같이 읽으면서 보니까 확실히 끝에가서 일관성을 뭉개버린게 보이긴 하네요(기아자동차 k7도 이랬습니다)
그런데 이렇다할 이름이 높은 다른 빌딩의 디테일을 생각해보면 또 그나마 양호한것 같기도 하고..
뒤쪽에 꽃병처럼 생긴 건물도 빨리 실물을 보고싶은데 다시 읽어보니 파토난 모양이군요
그건그렇고 한가지 든 생각이 있는데요
일단은 저 건물이 서있는 자리가 강남역사거리 번화가 내지는 상권의 테두리잖아요
어쩌면 번화가와 그 옆 주택가를 현저하게 구분하는 심상적인 경계석의 역할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겠구요
그런데, 좀 먼데서 주말하루 큰맘먹고 강남역으로 놀러나온 (동네가 낮거나 스카이라인이 없는 곳, 또는 아파트촌에 거주하는) 사람이든 혹은 저처럼 별로 멀지 않은데 있다가 부담없는 기분으로 기어나와 걸으며 자연스레 접어든 사람이건, 투자자들의 위신과 (아마도) 나중에 이루어질 커다란 임대료수익을 위해 부풀려진 colossus에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용무가 있거나 저 안에서 일하는 사람이거나 쟤가 아주 익숙하며 애착까지 있거나 주인이거나 하지 않다면 자연스레 무시하는게 불가능한 부피의 존재감 말이에요
몇킬로쯤 거리를 두고, 혹은 거기에 더해 지면보다 적어도 몇십미터 이상 높은데 올라서서 보고 찍을 오브제라면 말 그대로 프레임 너머의 '저것'일 뿐이므로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는데, 가까이에서, 마치 루저남이 운동선수에게 몸을 비교당하는 관계 비슷한것에 처하면 사람은 굉장한 스트레스에 처하게 됩니다
빌딩숲의 사이를 거닐며 살아가는 도시인은, 분명히 이걸 극복한게 아니라 너무 심해서 깔려죽지 않으려고 무의식적인 외면을 하고 있는걸거에요
데스먼드 모리스에 따르면 전형적인 초정상자극입니다
그런데 어쩌자고 이런 얘기까지 꺼내게 된거냐면, 이 건물의 겉모습이 취하는 유별난 동세 때문입니다
설계자께서 밝히신대로 표면은 주변에 같이있는 다른 빌딩들과 같지만 윤곽이 그렇지가 않잖아요
인체 내지는 동물의 곡선이라고 갖다붙이는건 직업 평론가스러운 무리수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어쨌건 똑딱띡하고 그어 떨어지는 직선이 아니지요
이것 때문에 건축물의 어마어마한 규모로부터 찍어눌리우는 육체의 자존감으로 인한 아픔이 좀더 생생해질거란 추론입니다
달리 말한다면 금속이나 유리나 돌이라는 재료의 무기질성, 커다란 규모, 직선 및 직각등의 조건의 합을 근거로 외면하던 압도적인 덩어리가, 그중 한가지 조건인 직선이 곡선으로 바뀌어서 교란당하고 그 결과 더 뚜렷하게 감지되는 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주제도 모르고 감히 내놓는 제 결론은, 그렇기 때문에 네덜란드인의 저 디자인으로써 얻은 그만큼에 해당할 다른 손실이 또한 있지 않겠나 하는겁니다
사실은 이만큼 복잡하게 망상하거나 이만큼 예민하게 감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어쩌면) 전공자라도 각별한 뭐 없이 한번 봤다가 넘어가는 예가 거의 전부겠지만 그렇게 됐네요
한편 이에 대응하는 흔한 방법이 코엑스나 삼성타운이나 용산역처럼 면적을 상당히 포기하고 앞뜰에 해당하는 공간을 둬서 시선의 거리도 확보하고 빈 땅넓이만큼 높이가 낮아지는 효과를 꾀하는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데요
보니까 부지가 그런거까지 챙기고도 저만한 높이로 쌓아올릴 토대를 만들만큼 넉넉한건 아니고, 그렇다면 경계심을 풀고 다가가게 할만한 유인력이 맨땅보다 뛰어난 뭔 꺼리가 필요하겠죠
건물주께서 아이스링크를 원하신게 아마 그때문이지 싶네요
아 진짜 뭐하자고 이렇게 써질렀나 모르겠네요 아까워서 남기고 갑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ㅅ;-
벙어리새 2011/06/17 03:15
긴글 너무나 감사합니다. 읽어보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
근처 부지라고해도 건축주와 건축물의 성격에 따라 결과물이 상당히 다른 편인데.. 삼성타운의 경우 그룹사옥인 점과 넓은 부지를 감안하면 상당히 여유있은 open space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옥 건축물은 이미지도 굉장히 중요한 편이라서요. 설계당시에도 삼성타운과 많은 비교를 하곤 했는데, 큰 차이점은 그룹사옥과 임대건물의 차이였습니다. 임대면적이 곧 수입원인 건축주에겐 법으로 가능한 최대 면적을 요구할 수밖에 없으니.
코엑스 외부공간도 지하 쇼핑몰이 민간의 영역이었다면, 지상층 컨벤션 센터는 어느정도 국가의 영역이라 상대적으로 수익성보단 이미지가 중요했을 것이고, 서울역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곡선 형태의 경우는, 사실 순수 미학적 접근이기에 논리적인 근거를 얘기드리기가 힘듭니다. 다만 곡선형태의 건물이 아니었다면 주었을 부담감을 상상해보시면 감성적으로 이해가 되시지 않을가 싶습니다.
종종 읽어보며 다시금 감사한 마음 떠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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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철 2011/06/17 03:45
건물이 미학적인게 반가워서 미학적으로 반응했던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미국까지 포함한 유럽문화권 사람들은 은근 이런얘기 해주기를 기대하고 한마디 건네보면 신난다면서 맞덤벼주는 훈훈한 대응을 해주는 경우가 거의 전부였습니다
플라톤이 얘기했듯 시는 시, 정치는 정치. 이렇게 딱 나눠야 양쪽 모두를 살릴 수 있잖아요
그런데 가까운 한국인들은 그러지 않는 경향이 좀 있어서 다 쓰고 올리면서 내심 걱정을 했었네요
이미 지은 건물이고 제가 이해당사자도 아니므로 그저 한명의 감상문으로 일축하면 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감성적인 이해라면야 물론 나름 계속해서 하고 있어요
실은 저희집이 양재역쪽에 있고 돌아다니는 길이 거의 남북방향의 종단인지라, 아주가끔 삼성타운 지하에 갤럭시s같은거 구경만 하고 gt타워는 길건너로만 봐왔는데요
저거 쓰고나서 그제아침에 처음 그쪽으로 건너가서 한바퀴 돌며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충동을 못이기고 초치는소릴 했습니다만, 역시나 망발이 부끄러울 정도로 예쁜 건물이에요
서울 내부에서 사무실이 공급과잉 상황인데 여기저기서 초고층도 올리고 하느라 당분간은 아파트나 구석진데의 별로 크지않은 오피스텔만 올라갈 뿐이겠지만, 도심지 대로변을 생기있게 만들어주는 이런 건물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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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새 2011/07/28 22:24
일단 건축가이긴 합니다만, 실제 시공시 시공사와 엮이니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는게 만만치 않더라구요. 설계가 실제 건물로 올라가면서 생기는 문제들도 부딪히게 되기도 하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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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음악 2011/07/28 22:55
건축은 전혀 모르는 세계였는데 이 글 하나만 읽고도 엄청난 매력이 느껴지네요!
전 제품 UX디자이너라 이런 커다란 스케일은 놀랍기만 합니다ㅎㅎ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벙어리새 2011/07/29 00:53
UandMeSong님이시군요. ^^ 같은 디자이너이기에 디자이너가 갖는 고충은 다 비슷한거 같아요. 고생도 많았지만, 디자인이 실체로 만들어지는건 언제 봐도 감동적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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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etoile 2011/08/09 11:22
근처 지나갈 때마다 어?? 예전 안도타다오 책에서 본 나무 조각을 쌓아올린 것을 살짝 비틀린 디자인(저 건축에 무지한 일반인입니다)이 생각나며 눈길이 가던 건물이었는데, 재미난 그리고 험난한 뒷 이야기들이 많네요..^^
저도 글 잘 일고 갑니다.^^-
벙어리새 2011/08/09 23:54
많은 사람들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건축물입니다. 자주 관심가져주시면서 세월에 어떻게 나이먹어가는지 봐주세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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